무리한 수주 지양…사업성 높은 사업 위주로 ‘선별적 수주’ 움직임

서울시 중구 신당9구역 재개발구역 내 주택가 모습. 사진=카카오맵 로드뷰
서울시 중구 신당9구역 재개발구역 내 주택가 모습. 사진=카카오맵 로드뷰

[K그로우 김하수 기자] 서울 중구 신당9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이 또 한 차례 미뤄졌다. 최근 주택경기 침체와 건설 자재값 인상 등의 여파로 건설사들이 선별적 수주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신당9구역 재개발조합은 전날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 선정을 위한 두 번째 입찰을 진행했지만 참여 건설사 미달로 유찰됐다.

이 사업은 서울시 중구 신당동 432-1008번지 일대(구역면적 1만8651㎡)에 아파트 315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이번 입찰은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 진행된 것으로, 지난 1차 시공사 현장설명회엔 △HDC현대산업개발 △코오롱글로벌 2개사가, 2차 현설에는 HDC현대산업개발, SK에코플랜트, 현대엔지니어링이 참여했지만 모두 본 입찰에 참여하진 않았다.

두 번째 입찰마저 유찰됨에 따라 조합은 이사회·대의원회를 거쳐 수의계약 전환 여부를 확정짓고, 조만간 다시 입찰공고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지방 정비사업장에서도 건설사들이 경쟁 없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권을 획득하는 '무혈입성(無血入城)' 사례가 늘고 있다.

대전 도마·변동2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 9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두 번째 입찰을 마감한 결과, 포스코건설과 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됐다. 앞서 1차 입찰에서도 포스코‧SK컨소시엄만이 단독으로 참여해 경쟁입찰 조건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된 바 있다.

조합은 수의계약으로 전환하고, 다음달 8일 시공사 선정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선정할 방침이다.

건설사들이 재개발·재건축사업 수주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이유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 때문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여파로 원자재가격이 치솟아 공사비를 올려야 하지만 미분양 부담으로 사업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 이 때문에 최근 공사비 인상분을 둘러싸고 입주가 지연되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조합 입장에서는 공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공사에 공사비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건설사 입장에선 기존 계약을 준수할 경우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는 상황”이라며 “무리한 사업 수주보다는 철저한 사업성 분석으로 선별적 수주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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