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홍정표 기자] 지속적인 배달비 상승으로 이용자들이 빠른 배달보다 가성비를 중요시하게 되면서 단건배달만 고수하던 배달 플랫폼들이 묶음배달 서비스를 추가하고 나섰다.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22일 배달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내달 중 신규 배달 서비스 ‘알뜰배달’을 출시한다.

알뜰배달은 라이더가 동선에 따라 일부 배달 건을 묶어서 배달하는 서비스다.

배민은 지금까지 배민 라이더가 직접 배달하는 ‘배민1’의 경우 한 번에 한 건의 주문만을 배송하도록 했다. 이번 알뜰배달 도입을 통해 단건 배달 배민1이 기존 ‘한집배달’과 ‘알뜰배달’ 2종으로 나뉘게 됐다.

배민은 지역별 주문 건수와 고객 밀집도, 라이더 운영 상황 등을 고려해 다음 달 19일 대구, 26일 인천 연수, 경기 하남·군포 등에서 알뜰배달을 시범 운영하고 점차 적용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쿠팡이 운영하는 쿠팡이츠 역시 기존에는 단건배달만을 고집해왔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최적화 배달’이라는 조건부 묶음배달을 시범 운영 중이다.

이처럼 배달 플랫폼들이 묶음배달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은 불경기와 높은 배달비로 인해 소비자들이 빠른 배달보다는 포장 혹은 일반 묶음배달 서비스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민·요기요·쿠팡이츠 등 3대 배달 플랫폼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2922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3개월 연속 감소한 수치로, 지난해 2월 배달앱 3사의 MAU 3586만명과 비교하면 18.5% 줄었다.

주요 배달앱 이용자 수가 3000만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9월 2979만명 이후 5개월만이다.

특히 단건배달만을 고집했던 쿠팡이츠의 이용자 이탈율이 가장 컸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2월 MAU가 629만명을 기록했지만, 지난달 기준 321만명으로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묶음배달(일반 배민)과 단건배달(배민1)을 모두 진행하는 배민(2070만 > 1953만)이나 묶음배달만을 진행하는 요기요(888만 > 648만)의 경우 쿠팡이츠에 비해 이탈율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쿠팡이츠가 2019년 처음 론칭한 단건배달은 기사들이 음식을 한 건씩 배달하기 때문에 묶음배달보다 배송 속도가 빨라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한 번에 한 건씩만 배달하기 때문에 더 많은 라이더를 필요로 하게 됐고, 뒤늦게 단건배달 서비스를 론칭한 배민과 라이더 확보를 두고 경쟁이 일어나면서 배달비 상승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엔데믹으로 인해 배달 이용건수도 코로나19 보다 감소하고, 고물가 등을 이유로 높은 배달비를 지불하려는 소비자도 줄면서 출혈경쟁이 큰 단건배달보다 묶음배달로 선회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알뜰배달 이용시 배달비는 기존 단건배달 대비 낮아지게 된다. 기존 배민1의 경우 기본 배달비가 6000원이었지만, 알뜰배달 이용시 업주는 배달비 2500~3300원만 부담하면 된다.

소비자가 내는 배달팁 역시 평균 2000원 안팎으로 기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기존 배민1 한집배달은 한 집에 한 건씩 배달하다 보니 배달비가 상대적으로 높아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있었다”며 “소비자와 업주의 배달 비용 부담은 낮춰드리면서 배민의 수준 높은 배달 품질을 제공해드리기 위해 고심해 알뜰배달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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