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한국] LPGA투어에서 활동하다 은퇴한 한국 선수는 많지만 유소연(33)만큼 화제가 된 경우는 드물다. 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더 셰브론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가 열린 22일 텍사스주 우들랜드의 더 클럽 칼턴우즈의 18번 홀 주위에서 벌어진 풍경은 골프 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이 대회를 끝으로 LPGA투어에서 은퇴하는 유소연이 18번 홀로 걸어오자 이미 경기를 끝낸 선수들과 갤러리들이 홀 주변에 몰려나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넬리 코다(25)의 5연승이 빅 뉴스였지만 유소연을 떠나보내는 선수와 갤러리들의
[골프한국] 남녀 골프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26)와 스코티 셰플러(27)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스코티 셰플러는 지난주 열린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그린 재킷을 차지하면서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이어 3연승을 거두었다. 3연승도 대단한 데 넬리 코다(26)는 22일 텍사스주 우들랜드의 더 클럽 칼턴우즈에서 막을 내린 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더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우승, 최근 5개 대회 연속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두 선수가 PGA투어와 LPGA투어에서 연승을 거두며 질주하는 기세는 폭주하는
[골프한국] 지구촌 별들의 골프 제전인 제88회 마스터스가 압도적인 경기를 펼친 스카티 셰플러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으나 그 여운은 쉬 사라지지 않고 있다. 어렵게 출전권을 확보한 선수들은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결의로 혼신을 다했으나 상당수는 컷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선두권에서 우승 경쟁을 벌이던 강력한 후보들도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코스가 숨기고 있는 발톱의 희생자가 되었다. 마스터스의 드높은 명성은 어쩌면 아름답기 그지없는 골프 코스에 감춰진 함정 탓인지도 모른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마스터스의 명성은
[골프한국] 4월 12~1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코스에서 펼쳐진 나흘 간의 지구촌 골프제전 제88회 마스터스가 한바탕의 만화경(萬華鏡)을 펼치고 막을 내렸다.다시 굴러떨어지고야 말 바위를 산 정상에 밀어 올리는 절망의 노역을 짊어진 ‘시지프스의 후예’들은 신들이나 노닐 비밀의 정원에서 잠시 절망을 잊었다. 마스터스로 향하는 ‘좁은 문’ 티켓을 거머쥔 지구촌의 별 89명 모두 산 정상에 바위를 올려놓겠다는 희망을 품고 회심의 샷들을 휘둘렀다. 세계랭킹 1위 스카티 셰플러가 바위를 아크로 코린토스
[골프한국]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매년 열리는 데도 처음 열리는 대회 같다. 그래서 선수는 물론 골프 팬들을 더욱 흥분시킨다. 매년 4월 둘째 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세계 골프 팬들의 이목이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에 있는 오거스타내셔널 골프 코스로 쏠리는 이유다. 마스터스는 골프 선수라면 누구나 평생 한 번이라도 참가하는 것을 최대 영광으로 여기는 ‘꿈의 무대’다. 4대 메이저 중 가장 늦게 출범했음에도 선수들은 그린재킷을 입는 마스터스를 최고로 친다. 마스터스의 이런 독보적인 존재감은 대회 창립자인 구성(球聖) 바비 존스(190
[골프한국] “골퍼의 스타일은 좋건 나쁘건 골프를 시작한 최초의 1주일 안에 만들어진다.” 영국의 전설적인 프로골퍼 해리 바든(Harry Vardon, 1879~1937)이 남긴 명언이다. 오늘날 골퍼 90% 이상이 사용하는 오버래핑 그립(일명 바든 그립)의 창시자로, 시화(詩化)한 스윙으로 골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꾸준히 연습하는데도 골프 실력이 향상되지 않는 골퍼가 의외로 많다. 구력이 20년, 30년이 넘었는데도 만년 보기플레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골퍼들도 흔하다. 이들은 간혹 싱글을 치기도 하지만 실력이 향상되어서라기보다
[골프한국] 골프는 나이 들어가면서 오랜 세월을 함께하는 '인생 운동'이다. 특히 중년을 맞은 사람이라면 자신의 신체 상태도 변화하는 것을 느낀다. 라운드를 나가면 뭔가 스윙이 예전 같지 않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상황과 한번쯤은 마주했을 확률이 높다. 나이가 들면 자신의 골프 스윙도 변화한다. 스윙 변화와 함께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이 비거리의 감소다. 그러나 많은 골퍼들이 이러한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고 순응하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 오히려 과거의 좋았던 상황에 집착하며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스윙에 점차 더 힘이
[골프한국] 야구 경기를 보면 교체된 투수가 경기가 끝날 때까지 더그아웃을 떠나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점하지 않고 잘 던져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했든 상대 팀 타선에 두들겨 맞아 강판당했든 마운드에서 내려온 투수는 더그아웃을 떠나지 않는다. 부상으로 치료가 필요하거나 다음 경기에 대비해 휴식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경기가 끝날 때까지 더그아웃을 지킨다. 투수의 역할은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투수의 경쟁력은 상대 팀 선수 개개인의 타격 습관이나 다양한 구질에 대한 대응 능력을 정확히
[골프한국] 해리 바든(Harry Vardon), 제임스 브레이드(James Braid), 존 헨리 테일러(John Henry Taylor).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골프의 황금시대를 구가했던 영국 골프의 세 거장이다. 해리 바든이 6회, 제임스 브레이드가 5회, 존 헨리 테일러가 5회 등 이들 세 명이 21년 동안 디 오픈을 16회나 차지하는 불멸의 기록을 세웠다. 셋이 나란히 1, 2, 3위를 차지한 것도 3번이나 되었다니 세계 골프사에서 ‘세 거장’으로 추앙받는 것은 당연했다. 이들은 모두 1974년 9월11일 미
[골프한국] “골프의 스윙은 지문과 같아서 같은 것은 없다.(The swing of golf is like a fingerprint, so there is nothing like it.)”미국의 프로골퍼 제임스 로버트 허먼(James Robert Herman·47)이 한 말이다.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듯 골프의 스윙도 사람마다 결코 같을 수 없다는 뜻이다. 짐 허먼은 오하이오주 신시내티대학을 나와 2000년 프로로 전향, 지역의 미니 투어와 2부투어 내이션와이드투어를 거쳐 2011년에야 PGA투어에 들어와 통산 3승을 거뒀다. 프로로
[골프한국] 산사에 가보면 대웅전 벽에 동자가 소를 타거나 끌고 숲에서 돌아오는 모습의 그림을 볼 수 있다. 진리를 찾는 구도자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심우도(尋牛圖)다.현대의 고승인 혜암(慧庵, 1920~2001) 선사는 13세에 출가해 충남 예산의 덕숭산 수덕사에서 많은 수행승을 지도했다. 한번은 어떤 젊은 수좌가 혜암보다 나이 많은 혜월(慧月, 1861~1936) 선사를 찾아 물었다.“소를 타고 찾는다는데 이게 무슨 도리입니까?”혜월 선사가 “그따위 소리하며 다니지 마라.”고 잘라 말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혜암 선사가
[골프한국] 골프 지도자가 스윙을 연구하고, 선수가 부단한 연습을 하는 목적은 의외로 간단하다. 어떻게 하면 공을 보다 똑바로 멀리 보낼 수 있는가로 귀결된다. 하지만, 정지해 있는 공을 보다 멀리 치고, 똑바로 보낼 수 있는 스윙의 기술을 가다듬는 일은 투어 선수나 아마추어 골퍼 모두에게 클럽을 내려놓기 전까지 평생 함께 가야하는 화두이다. 많은 골프 교습가들은 "골프스윙에 정답이 없다"는 화두에 대해 이야기 한다. 골퍼의 체형이나 신체적 발달 상황 등에 따라 효과적인 스윙을 찾는데 있어 제각기 접근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일 것이
[골프한국] 브라이언 하먼(37)은 얼핏 골프선수와 거리가 있어 보인다. 키 170cm로 단신인 데다 근육질도 아니다. 그런 신체적 핸디캡을 커버할 만한 장타자는 더더구나 아니다. 골프에 깊은 관심이 없는 문외한의 눈엔 ‘저런 친구가 어떻게 PGA투어에서 버티고 있지?’라는 의문이 생길만하다. 이런 그가 지난해 7월 24일 영국 잉글랜드 위럴반도 호이레이크의 로열 리버풀GC(파71·7383야드)에서 끝난 시즌 마지막 메이저인 제151회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로 공동 2위 군에 6타 차이로 은제 클라레 저
[골프한국]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안 오신 듯 다녀가소서’공중화장실에서 자주 마주하는 표어다. 화장실을 깨끗하게 사용하라는 완곡한 어법이 와닿는다. 사용한 흔적을 남기지 말아야 할 곳은 공중화장실만이 아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선 ‘흔적 남기지 않기(Leave No Trace)’가 야외활동은 물론 일상생활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흔적 남기지 않기’는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야외활동에 대한 사려 깊고 지속 가능한 접근방식을 장려하는 철학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 산림청은 1991년 아웃도어 리더쉽 스쿨과
[골프한국] 그동안 한국의 여자 골프는 세계적인 스타들을 배출하며 맹위를 떨쳐 온 것에 비해 남자 골프는 그 존재가 미미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2024년 9주차) 남자 주간 골프 세계랭킹에서 김주형이 16위를 유지한 것은 물론 임성재 35위, 안병훈 43위 등 톱 50위 내에 3명의 선수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PGA 투어에서 남자 선수들의 활약은 한국 골프 역사에서 이뤄낸 기대 이상의 성적임에 틀림없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한국여자골프를 언급하며 부러움의 칭송을 할 정도로 맹위를 떨치던 한국 여자
[골프한국] 노자(老子)는 ‘도덕경(道德經)’ 곳곳에서 부드러움이 강한 것을 이기고(柔能制剛),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弱之勝强)는 것을 강조했다. 노자는 ‘세상에 물보다 약한 것이 없으나 굳은 것을 이기는 데는 물보다 나은 것이 없다’라며 ‘상선약수(上善若水)’를 설파했다. ‘혀는 부드러워서 보존할 수 있고 이는 단단해서 부러진다’는 비유 역시 부드럽고 약한 것이 단단하고 강한 것을 이긴다는 ‘상선약수’의 철학을 담고 있다. 노자를 모르더라도 물의 위력 앞엔 절로 고개를 숙이게 된다. 물은 아기의 손가락에도 부서지고 흔들리지
[골프한국] 홀연히 골프 코스를 떠났던 재미교포 앤서니 김(38)이 거의 12년 만에 선수로 돌아온다. 왼쪽 발목의 아킬레스건을 수술한 뒤 더 이상 골프를 안 한다는 조건으로 보험사로부터 거액의 보험금을 받고 골프채 놓았다가 호주의 백상어 그렉 노먼의 부름을 받고 LIV 골프대회에 출전한다. 미국 국적의 앤서니 김은 우리에겐 가깝고도 먼 존재다. 한국 토종 선수 최경주는 한국인의 자부심으로 받아들이지만 앤서니 김은 멀리 느껴졌던 게 사실이다. 우선 국적이 미국인 데다 한국말은 할 줄 알지만 굳이 한국인임을 드러내지 않는다. 한국인
[골프한국] 고진영은 2021년 4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 대회가 열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 미션힐스CC에서의 연습라운드에서 태국의 패티 타와타나킷(당시 21세)을 처음 만났다. 당시 세계랭킹 1위인 고진영은 다이나쇼어 토너먼트코스 10번 홀에서 투어 2년 차 신인 패티에게 다가가 자신을 소개하고 인사를 나눴다. 패티는 LPGA투어 2년 차였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의 대회가 취소되면서 고진영과는 라운드할 기회가 없었다. 둘은 서로 반갑게 포옹하며 연습라운드를 시작했다. 고진영은 화이트티에서 하이브리
[골프한국] '자기류의 골프’를 구축하지 못한 골퍼들이 골프장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다. “폼이 좋습니다.” “파워가 대단하십니다.” “방향성이 좋으시군요.” “페어웨이는 놓치지 않겠습니다.” 자신만의 경기를 펼치지 못하는 골퍼들이 이 말의 진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액면 그대로 자신의 스윙이 좋거나, 힘이 넘치며, 방향성이 좋은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다. 여기서 ‘자기류의 골프’란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골프의 이치를 깨달아 나름대로 골프를 즐길 줄 알면서 남부끄럽지 않은 스코어도 낼 정도로 일정 수준에 이른
[골프한국] 2021년 4월 12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GC에서 열린 지구촌의 골프 명인 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 마지막 라운드에서 마쓰야마 히데키가 18번 홀에서 우승 퍼트를 마무리 지은 뒤 홀을 떠나는 모습은 마스터스 토너먼트 역사의 명장면으로 남을 만했다. 마쓰야마는 나흘간의 성스러운 구도의 여정이 비로소 끝났음을 실감하며 감회어린 얼굴로 캐디와 포옹을 했다. 마쓰야마의 품에서 벗어난 캐디는 깃대를 홀에 꽂고 나서 코스를 향해 모자를 벗고 목례한 뒤 마쓰야마의 뒤를 쫓았다. 캐디가 모자를 벗고 코스를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