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상 이유로 19일 서비스 종료
치열한 경쟁 속 차별화 전략 못 짜

사진=캐치패션 제공
사진=캐치패션 제공

[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캐치패션이 경영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사업을 종료했다. 명품 플랫폼업계가 경기침체 영향으로 고전하는 와중 돌파구를 찾으며 위기를 타개하고 있는 타사와 달리 캐치패션은 차별화 실패로 추가 투자를 받지 못하며 문을 닫았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캐치패션은 이날 자사 홈페이지에 “당사는 부득이한 경영상의 사정으로 서비스 운영 정지를 결정하게 됐다”고 공지했다. 2019년 사업 시작 후 약 5년 만이다.

캐치패션은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는 19일자로 종료될 예정”이라며 “회원님들의 개인정보는 다른 법령에 따라 당사가 보존해야 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안전하게 파기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캐치패션는 스마일벤처스가 2019년 내놓은 명품 플랫폼이다. 병행수입이나 구매대행 없이 50여 곳 글로벌 파트너사의 온라인 공식 상품 채널을 한 곳에 연동한 ‘럭셔리 애그리게이터 플랫폼’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기존 명품 플랫폼들이 병행수입 중개 및 자체 사입을 늘려가는 구조와 달리, 애그리게이터 모델을 통해 100% 정품, 다양한 브랜드 발굴, 상품 수 확보 면에서 경쟁 우위를 보였다.

특히 재고나 물류 부담, 가품보상제 등이 없어 운영 효율화가 가능하다고 홍보하며 투자업계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를 바탕으로 출범 2년 만에 누적 거래액 800억원을 돌파했으며, 배우 조인성을 모델로 발탁해 인지도가 대폭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엔데믹 및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업계가 전체적으로 타격을 입으면서 암초에 부딪혔다.

연간 적자가 꾸준히 늘었다. 2020년 36억원이던 영업손실은 2021년 71억원, 2022년엔 69억원으로 커졌다.

반면 같은 명품 플랫폼업계인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등은 똑같이 위기에 직면했으나 각자 생존법을 찾아 차별화에 나섰다.

머스트잇, 트렌비는 지난해부터 이커머스 업체에 입점하거나 협업하는 등 전략을 짜는 방식을 취했고, 발란은 신사업 ‘K-럭셔리’를 론칭하며 독자 노선을 구축해 입지를 다지고 있다.

물론 캐치패션 역시 모바일 앱과 PC 서비스 전반을 리뉴얼하고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더욱 강화하고자 했지만 자금 등의 상황이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월급을 제때 받지 못한 직원들의 줄 퇴사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실제로 기업 정보를 공유하는 한 서비스 플랫폼에서는 “월급 밀리는 건 가장 큰 충격”, “몇 달치 월급이 밀린 것도 최악”, “사업이 안정적이지 못하다”, “투명하지 않은 경영으로 인한 경영난” 등 전·현 직원들의 불만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 손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명품 정품 검수를 위해 투입되는 인건비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진행했던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중소업체인 캐치패션이 감당하기엔 어려웠을 것”이라며 “차별화된 생존 전략을 짜지 않으면 입지가 불안정한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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