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남 어머니‧동생과 화해 시사하기도
..."회사 나간 직원들도 다시 돌아왔으면"

임종윤 한미약품 전 사장과 임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이 28일 정기주주총회를 마치고 나온 뒤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최성수 기자
임종윤 한미약품 전 사장과 임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이 28일 정기주주총회를 마치고 나온 뒤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최성수 기자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한미그룹과 OCI그룹간의 통합이 무산됐다. 28일 벌어진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오너일가 장차남 임종윤·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측이 승리하면서다. 임종윤 한미약품 전 사장은 “한미 브랜드를 다시 확립해 긴급하게 복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종윤‧임종훈 형제 이사회 장악에 OCI 통합 무산

이날 한미사이언스 제 51기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측이 제시한 이사 5명 선임안이 통과됐다.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사장은 사내이사로,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와 배보경 고려대 특임교수는 기타비상무이사에 사봉관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사장은 각각 52.24%, 51.78%의 득표율을 획득, 득표율이 과반수를 넘겼다.

권규찬 대표(51.76%), 배보경 교수(51.75%), 사봉관 변호사(52.24%)도 득표율이 50%를 넘겼다.

반면,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부회장은 각각 득표율 47.95%, 48.03%를 얻으면서 이사회에 진입하지 못했다. 이들측 제안한 이사 3명 선임안도 부결됐다.

이사 선임안이 발표되자 형제측 주주들로부터 환호성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주총에는 출석 주주와 본인 및 위임장을 통한 대리 출석을 포함해 총 2160명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의결권이 있는 주식수는 5962만4506주로, 한미사이언스가 발행한 의결권이 있는 주식 총수(6776만3663주)의 88.0%에 해당된다.

이번 주총에는 소액주주들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

주총 직전까지 양측이 확보한 지분차이는 근소했다. 모녀측은 국민연금의 지지를 얻으며 약 42.66% 지분을, 형제측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지분까지 포함해 지분 약 40.57% 정도를 확보했었다.

이번 주총에서 형제측이 승리하면서 모녀측이 추진했던 OCI그룹과의 통합은 무산될 전망이다.

앞서 한미그룹은 지난 1월 OCI그룹과 그룹 통합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 계약은 OCI홀딩스가 구주 및 현물출자, 신주발행 등을 통해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를 7703억원에 사들이고, 임주현 부회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가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는 것이 골자다.

OCI그룹은 이번 주총에서 이같은 결정이 나오자 “주주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통합절차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임종윤 한미약품 전 사장과 임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이 28일 정기주주총회를 마치고 나온 뒤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최성수 기자
임종윤 한미약품 전 사장과 임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이 28일 정기주주총회를 마치고 나온 뒤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최성수 기자

◇장차남 “어머니‧동생과 화해할 것…예전 분들도 돌아왔으면”

임종윤 사장은 주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주주가 주인”이라면서 감사를 표했다.

임 사장은 “기쁠 줄 알았는데 기쁘지는 않고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주주라는 원팀이 법원도 이기고 국민연금도 이기고 다 이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주들이 원하는 회사로 나아갈 것”이라며 “주주 환원정책을 마련해뒀다”고 말했다.

이번 주총에서 표대결을 펼친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에게도 화해 의사를 비치기도 했다.

임 사장은 “어머니와 여동생은 (이번 일에) 실망을 할 수도 있는데 같이 가기를 원한다”며 “50조 티어로 가려면 여러 할 일이 많다. 예전에 회사를 떠났던 사람들도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미 브랜드를 다시 확립해서 긴급하게 복구를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지지를 해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 대해서도 감사를 표했다. 그는 “신 회장은 처음 한미약품그룹이 설립했을 때부터 키맨이셨는데 앞으로도 그런 역할을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OCI그룹이 한미사이언스와 통합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복잡하지 않은 구조에서는 누구든지 협력할 수 있다”며 협력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임종훈 사장도 “형제가 지금 이 자리에 서게 됐는데 앞으로 저희 가족들도 다 같이 얘기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겠다”며 “이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회사 발전에 대해서도 집중하고 겸손한 모습으로 커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날 주총은 의결권 집계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당초 계획된 개회 예정 시간인 9시에서 3시간 넘게 지연됐다. 이후에도 개표 과정이 지연되면서 중간에 정회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주주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주총은 오후 4시쯤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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