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첫 안타와 타점을 올렸다. 하지만 견제사도 당하는 등 어려움도 겪었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 이정후의 선배였던 김하성은 끊임없이 후배를 격려하는 모습으로 감동을 안겼다.

이정후는 29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5시10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원정경기에서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타점 1삼진을 기록했다.

김하성(왼쪽)·이정후. ⓒ스포츠코리아
김하성(왼쪽)·이정후. ⓒ스포츠코리아

한국인 역대 최고 포스팅 계약(6년 1억1300만달러)을 체결하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맞대결 상대는 일본인 우완 투수이자 지난 서울시리즈 개막전에서 3.2이닝 1실점을 기록한 다르빗슈 유였다.

이정후는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3구 삼진을 당했다. 마지막 3구째는 한복판으로 밀려오는 패스트볼을 쳐다보며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평소에 이정후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정후는 3회초 1사 2루 두 번째 타석에서 1루수 방면의 강습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1루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1루수 직선타로 아웃됐다.

아쉬움을 삼킨 이정후는 팀이 1-0으로 앞서 5회초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다르빗슈와 세 번째 대결을 펼쳤다. 3볼 2스트라이크에서 6구 94.8마일짜리 싱커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안타였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후 2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다르빗슈의 견제구에 걸려 견제사를 당했기 때문이다.

천하의 이정후라도 실수로 인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 상대팀이지만 코리안리거 선배 김하성이 이정후의 도우미로 나섰다. 샌디에이고 유격수 겸 5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김하성은 짧은 공수 교대 시간에 이정후 옆을 지나가며 "신경 쓰지 마, 괜찮아"라고 말을 건넸다.

김하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5회말 2루까지 진출한 뒤 중견수 이정후를 바라보며 장난 섞인 말을 했다. 이정후의 긴장감을 풀어주려는 의도였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부터 한솥밥을 먹었던 선배 김하성의 진심어린 도움이었다.

김하성. ⓒ연합뉴스
김하성. ⓒ연합뉴스

결국 이정후는 2-2로 맞선 7회초 1사 2,3루에서 상대 좌완투수 마츠이 유키를 상대로 1타점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뽑아냈다. 팀에게 리드를 안기는 귀중한 타점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샌디에이고에게 4-6으로 패했지만 이정후의 활약은 빛났다.

이정후는 경기 후 “견제사를 당한 후 (하성이) 형이 '신경 쓰지 마'라고 말해줬는데 너무 와닿았다. 그 한마디에 바로 신경 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김하성에게 고마운 마음을 밝혔다.

이어 “꿈에 그리던 데뷔전을 치러 기분이 좋다. 아쉬운 것은 없고, 첫 경기 잘한 것 같다"면서 "첫 안타보다 희생플라이가 더 기억난다. 스트라이크 존에 비슷하면 때리자라는 생각을 했다"고 데뷔전을 돌아봤다.

이정후는 끝으로 “타석 때 긴장이 된 것은 아닌데 기분이 좀 묘하더라. 더 열심히 하겠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전했다. 이정후는 30일 오전 10시40분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2번째 경기를 펼친다.

이정후. ⓒ연합뉴스
이정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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