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후손들, 더 나은 환경서 살 수 있게하겠다"
"교통 불편 해소하고 재건축·재개발 초석 만들것"
"'김근태 유산' 시효 다해…민주당 심판 목소리 커"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후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후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언젠가는, 도봉구민들도 제 마음을 알아주지 않을까요?"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21일 쌍문역 앞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데일리한국과 만나 자신에게 붙여진 '도나스'라는 별명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도나스'는 '도봉이 낳은 스타'를 의미한다. 그는 이 별명이 자신의 정체성을 대변하고 있다면서 "그 어떤 후보보다 도봉에 대한 애정이 있다"고 자신했다.

김 후보는 "도봉구 창동에서 태어난 뒤 이곳에서 나고 자랐지만, 성장하는 동안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면서 "자리를 지킨 채 간판만 바뀌는 상점들이 다였다"고 말했다. 올해 아내의 출산을 앞둔 그는 "내 아이를 비롯해, 미래의 후손들이 더 나은 도봉구에서 살길 바라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그가 출마한 도봉갑은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인 15대 총선을 시작으로 지난 32년 동안 도봉갑에서 승리를 차지한 쪽은 대부분 민주당이었다. 국민의힘 계열인 보수정당이 승리한 선거는 2008년 18대 총선 단 한 차례 뿐이었다. 

모두들 보수정당에게 있어 '험지'라고 여기는 도봉갑이지만, 김 후보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역민들이 변화를 원하고 있고, 민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만큼 '험지'라고 볼 순 없다는 주장이다.

김 후보는 "1호선 지하화와 GTX-C 노선도 조기 착공 등을 통해 도봉구를 '동북권의 교통중심지'로 만들고, 재개발·재건축의 초석을 다져 지역의 발전을 이끌고 싶다"면서 "우리 지역을 위해 싸울 줄도 알고, 많은 사람에게 도봉의 이야기를 전해 '발전'에 대한 주민들의 오랜 염원을 풀어낼 수 있는 정치인이라 자신한다"고 밝혔다.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후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후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 김재섭에게 도봉구는 어떤 곳인가?

"할머니와 부모님 그리고 저에 이어 조만간 제 딸까지 태어나면 4대에 걸쳐 도봉구에 터를 잡고 살아가게 된다. 동네 곳곳에 추억이 있고, 일가친척이 모두 이곳에 살고 있다 보니 도봉구는 제게 터전 그 자체다. 정치를 하기 위해 이곳에 온 사람과 달리 오랜 기간 도봉구 주민으로 살아온 사람이 내놓는 정책은 훨씬 더 구체적이고 입체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정치 선배들 가운데 저보다 이 지역에서 더 오래 살고, 이 지역을 더 잘 알고 계신 분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내 가족이 살아가는 이곳 도봉구에 대한 애정은 그 어떤 후보보다 많다고 자신할 수 있다."

▶ 인재근 민주당 의원이 3선을 지냈다. 인 의원의 12년을 어떻게 평가하나?

"많은 분이 도봉갑을 ‘험지’라고 분류하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 대선 때 국민의힘이 지긴 했지만,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 지방선거 때는 서울 동북권에서 유일하게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이 나왔다. 시·구의원도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고 김근태 전 의원이 도봉갑에서 지켜왔던 민주당의 유산은 시효를 다한 것 같다. 그동안 민주당은 변화와 발전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았고, 이번엔 지역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무연고 낙하산 인사를 꽂았다. 정권심판론을 넘어 민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지역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민주당을 지지하셨던 분들도 ‘가만둬선 안 된다’라고 이야기하신다. 이번 선거에서 정권심판론이 기저에 자리 잡고 있지만, 삶의 터전이 3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은 정권심판론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고 직접적이기 때문에 불리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후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후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 선거를 치르는 데 있어 어려움은 없나?

“저보다도 당원들의 걱정이 많다. 정권에 대한 비판과 불만이 강해지면 선거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텃밭을 잘 가꾼다고 하더라도 중앙에서 부는 바람에 휩쓸리게 되면 맥을 못 쓰는 만큼, 의과대학 정원 확대로 불거진 의료계 파업 문제 등 갈등 상황을 속히 매듭지어야 한다.”

▶경쟁자인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후보, 어떻게 평가하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가깝고, 젊다는 점 말고는 어떤 경쟁력이 있나 싶다."

▶ 도봉은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발전이 지체된 가운데 하나다. 지역 발전을 위해 구상한 주요 공약이 있다면 무엇인가?

"우리 도봉구민들은 늘 교통난에 시달리고 있다. 도심으로 나가려면 1호선(창동역·녹천역)이나 4호선(쌍문역)을 이용해야 하는데, 해당 노선이 경기도까지 연결되면서 매일 아침 '지옥철'을 경험해야 한다. 자가용으로 출퇴근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경기도에서부터 차가 밀려 들어와 새벽 5시면 옴짝달싹할 수 없다. 퇴근길은 그야말로 주차장이다.

교통이 불편하면 인구가 유출되고, 상권도 무너져 개발이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교통 불편 해소를 1호 공약으로 내건 이유도 이 때문이다. 1호선 지하화를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GTX-C 노선도 조기 착공될 수 있도록 힘쓰고자 한다. GTX-C가 조기에 개통돼 고속철도 노선이 뚫리게 된다면 KTX와 SRT까지 연장 운행하는 방안을 추진해 도봉구를 동북권의 교통중심지로 만들고 싶다.

교통과 함께 주거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재건축 연한인 준공 30년을 넘긴 아파트가 곳곳에 있다. 쌍문1동에는 자동차가 들어갈 수 없는 골목이 있고, 창2동은 준공업지대로 분류돼 재개발이 제한돼 있다. 교통문제든, 재개발·재건축 문제든 정부 지원이 있어야 가능한 부분 아닌가. 여당이 행정권을 가지고 있을 때, 일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국회에 입성해 재개발·재건축의 초석을 다져 지역의 발전을 이끌고 싶다."

▶ 후보가 지적한 교통과 재개발·재건축 문제, 그동안 민주당이 해결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할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아파트가 재건축돼 평수가 넓어지면 보수당에 유리하다는 심리가 민주당의 기저에 깊이 깔려있다고 본다. 굉장히 비겁한 생각이다. 지역이 발전하지 않아야 이길 수 있다는 민주당 정치인들로 인해 도봉구는 늘 발전에서 뒤처져 있었다."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후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후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 정치인 김재섭은 어떤 사람인가?

"그동안 보수정당 정치인들은 선거에서 지면 험지고, 어렵다는 이유로 힘도 쓰지 못한 채 뛰쳐나가곤 했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나 보니 도봉에서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분들이 사라졌다. 도봉에서 나고 자라 우리 지역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지만, 마지못해 뽑아야 하는 사람이 되긴 싫다. 우리 지역을 위해 싸울 줄도 알고, 많은 사람에게 도봉의 이야기를 전해 '발전'에 대한 주민들의 오랜 염원을 풀어낼 수 있는 정치인이라 자신한다."

선거에서 이겨 여의도에 입성하게 된다면, 어떤 국회의원이 되고 싶나?

"모든 국민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 지금의 보건 정책은 치료 중심으로 설계돼 있는데, 이를 예방 중심으로 바꾸고자 한다. 몸이 아파 치료받으면서 삶을 이어가는 것이 '행복하고 건강한 삶'이라고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운동을 장려하고, 식습관 개선 교육 등을 통해 개개인이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의료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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