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이달 LG디스플레이에 11인치 패널도 주문
다음달까지 패널 공급 비중 60% 근접할 듯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관련해 13인치와 11인치 패널을 모두 양산하고 있다. 적어도 다음달까지 공급 물량이 당초 예상보다 수십만대 늘어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월부터 아이패드 프로용 13인치 OLED에 대한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이달에는 11인치 패널 출하를 시작했다.

지난 1월 LG디스플레이는 애플로부터 13인치 OLED 패널의 주문만 받았고, 연내 11인치 패널 공급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많았다. 애플은 11인치 패널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에 몰아주는 쪽으로 교통정리를 했다.

관측과 달리 LG디스플레이가 11인치 패널을 이달 갑자기 양산하게 된 구체적인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일각에선 삼성디스플레이의 11인치 패널 수율 문제로 요구 물량을 맞추지 못하는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애플의 IT 제품 쪽으로 경험이 풍부한 LG디스플레이가 유리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맥, 맥북, 아이패드 등에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공급하면서 아이폰보다 크기가 큰 패널에 대한 양산 경험을 쌓았다.

LG디스플레이가 관련 시설투자에 자금을 많이 쓴 만큼 이를 보전해주기 위해 물량이 더 늘어났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앞서 이 회사는 6세대 중소형 OLED 라인인 'P10'에 3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이 곳에서는 아이패드 프로용 OLED가 만들어진다.

아이패드 프로에 들어가는 OLED는 탠덤 OLED 구조의 패널이다. 탠덤 구조란 OLED 발광층을 2개 층으로 쌓는 방식이다. 발광층이 1개인 싱글 OLED 구조보다 휘도(화면 밝기)와 수명 등에서 뛰어나다. 애플은 OLED 패널을 첫 적용한 아이패드 신제품을 올해 2분기 출시할 계획이다.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 5세대 제품 이미지. 사진=SK텔레콤 제공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 5세대 제품 이미지. 사진=SK텔레콤 제공

LG디스플레이는 앞서 아이패드용 11·13인치 OLED 개발을 완료하고 모두 승인을 받으면서 11인치 패널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이 회사는 목표보다 패널 공급량이 수십만대 증가하는 상황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두 종의 패널을 공급하는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매출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올해 아이패드 프로 출하량을 800만~900만대로 보고 있으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절반씩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다음달 LG디스플레이의 11인치 물량이 이달보다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에서 이 회사의 패널 공급 비중이 60%에 근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의 실적 회복도 빨라질 수 있다.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의 1대당 평균 공급가격이 50~60달러인 것과 비교해 아이패드 프로용 OLED 패널 가격은 이보다 훨씬 비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가 추정한 아이패드 프로용 13인치 OLED 패널 공급가격은 380~390달러에 이른다. 11인치 OLED 패널 공급가격은 280~290달러로 추정된다. 특히 이달 기준으로 보면 13인치 OLED 출하량이 11인치 패널보다 훨씬 많은 상황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까지 영업손실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6877억원, 2분기 5016억원의 손실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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