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수급, 예산지원' 부족에 좌초 위기감 고조

간편식으로 나온 모닝밀. 사진=서울시교육청 블로그
간편식으로 나온 모닝밀. 사진=서울시교육청 블로그

[데일리한국 윤정희 기자] 2027년까지 77개 학교에서 시행하려는 '서울형 모닝밀 시범학교' 사업이 '인력과 예산'이라는 암초에 부딪혔다. 

'서울형 모닝밀 시범학교'는 주 5회 이상 아침을 거르는 초중고생의 비율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연구보고가 잇따르자, 서울시교육청이 학생들의 건강과 학습권 보장을 위해 희망학교에 한해 시행키로 해 큰 관심을 받은 정책이다.

25일 서울시의회와 교육청, 일선학교 등에 따르면 지난해 시범학교로 운영된 학교는 총 3개교, 올해들어 새롭게 신청을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1개 학교만 신청한 상황이다. 

당초 서울시교육청은 2024년 중으로 관내 11곳의 교육지원청 별로 1개교씩 총 11개 학교의 자율적인 지원을 받아 '서울형 모닝밀 시범학교'로 지정해 운영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범학교 지원에는 현재 1개 학교만 지원된 상황으로, 다양한 이유로 시범학교 지원을 망설이는 학교가 많다는 설명이다. 조리인력 수급이 어렵고, 교육청의 예산지원 규모가 적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서울시의회 김혜영 의원은 "현재 조식을 운영 중인 상당 수의 학교들이 이구동성으로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며 “조식 준비를 위해 새벽에 출근해야 하는 조리인력을 구하는 일 자체가 어렵고, 추가인력 채용에 대한 인건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12월 22일 김 의원이 대표발의한 ‘서울시교육청 조식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기숙사 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서도 조식을 운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하지만 조례까지 마련된 상황에서도 모닝밀 시범학교 지정이 지지부진한 이유에 대해 교육청의 추진 의지가 일선 학교에 전달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현장에서 나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해 5월 조식 시범학교를 운영 중에 있는 서울 은평구 선일여자중학교를 방문해 배식봉사에 참여하고, 11월에는 '아침밥 주는 서울형 모닝밀 시범학교, 2027년까지 77개 학교로 확대합니다'라는 글을 SNS에 올리며 사업의지를 알렸다.

하지만, 학교내 반대 여론까지 의식해야 하는 교육청이 희망학교를 대상으로만 시범사업을 진행해야 하고, 강제할 수 없는 구조이기에 애초에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학교현장에서는 조식운영 예산 확대뿐만 아니라 지원받은 예산의 용도를 인건비, 전기요금 등으로만 제한하지 말고 식재료 구입비 등 조식 운영에 소요되는 예산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김혜영 의원은 “교육청은 이처럼 학교 현장에서 제기된 합리적 문제제기는 대폭 수용해 조식을 희망함에도 불구하고 제반 환경 어려움으로 인해 어렵게 시작한 조식운영사업을 포기하게 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히 살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조식운영학교 지원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추후 추가경정예산에 관련 예산을 확대 편성할 예정이다“라며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추가적으로 시범학교 모집을 마무리해 안정적인 조식 운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암초에 걸린 '서울형 모닝밀 사업'을 정상적으로 운항시키기 위해선 시의회와 교육청, 학교현장의 보다 긴밀한 대화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게 교육계 안팎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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