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청소는 깔끔하게 잘 됐으나, 추가 요금이 붙어서 저렴한 것 같진 않습니다. 인테리어 조명의 경우 청소에 포함되지 않네요. (별점 3점)”

A씨가 청소 서비스 리뷰를 숨고(Soomgo, 숨은 고수)에 게시한 건 일요일 밤 9시경. 리뷰를 올리고 1시간 만인 밤 10시, 청소업체는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리뷰를 지워달라”고 부탁했다. 리뷰를 지워주면 페이백 명목으로 2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것.

A씨는 소비자 알 권리를 위해 거절했으나, ‘리뷰 내용을 참고해 서비스를 개선하겠다’는 업체의 긴 설득 끝에 결국 제안을 받아들이고 글을 삭제했다. 그러나 페이백은 돌아오지 않았다. 며칠 뒤 연락을 취했으나, 그 어떤 답장도 오지 않았다.

제보자 A씨가 숨고 앱을 통해 매칭된 청소업체와의 대화. 업체는 '다소 부정적인 리뷰 작성이 불가능하다'고 고지했다. 이후 별점 3점 리뷰가 달리자 이를 지워주는 대신 페이백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독자 제공
제보자 A씨가 숨고 앱을 통해 매칭된 청소업체와의 대화. 업체는 '다소 부정적인 리뷰 작성이 불가능하다'고 고지했다. 이후 별점 3점 리뷰가 달리자 이를 지워주는 대신 페이백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독자 제공

생활서비스 플랫폼 숨고(Soomgo, 숨은 고수)를 통해 제보자 A씨가 겪은 일이다. 해당 청소업체는 서비스 제공에 앞서 ‘다소 부정적인 리뷰 작성이 불가능하며, 청소업체에 어떠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에 ‘동의’할 것을 문자로 요구하기도 했다. 이는 청소업체가 자체적으로 만든 조항이며, 고객이 이에 동의해야만 서비스가 진행된다.

해당 청소업체는 현재도 숨고에서 고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300여개의 리뷰로 별점 5점 만점을 유지하고 있다. 업체 프로필에는 ‘5점/칭찬 리뷰 작성 시 2만원 페이백’을 제공한다고 명시돼 있다.

제보자 A씨는 “자영업자임을 고려해 좋은 마음으로 후기를 삭제했는데 연락이 두절됐다”며 “이렇게 만들어진 별점 5점은 사실상 조작 아닐까? 더이상 플랫폼 리뷰를 믿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제보자와 청소업체가 매칭된 플랫폼은 ‘숨고’다. 숨고는 전문가(고수)와 고객을 연결하는 중개플랫폼으로 이사, 설치·수리, 레슨 등 1000개가 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5년 론칭 후 지난해 누적 가입자 수 1000만건, 누적 견적서 8000만건을 돌파하는 등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누적 리뷰수도 117만건을 넘어섰다.

ⓒ숨고
ⓒ숨고

플랫폼 업계의 리뷰 이슈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배달앱에서 자영업자를 울리는 ‘악성후기’, 가짜 주문을 생성해 작성하는 ‘허위후기’ 등으로 플랫폼과 업체, 고객 모두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이에 플랫폼들은 AI(인공지능)과 모니터링을 강화해 악성리뷰와 허위리뷰를 걸러내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숨고 고수들의 과도한 리뷰 관리에 대해 ‘소비자 권리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뷰가 업체 선정에서 중요한 지표가 되는 만큼, 플랫폼 측에서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보상을 지급해 리뷰를 관리하고 민원 숫자를 줄이는 행위는 어느새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결국 다른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은 편법 리뷰를 막고 관리할 수 있도록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며 “소비자 역시 업체의 보상 제안을 받아들이기보단 적극적으로 시정을 요구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숨고는 본지에 “당사는 리뷰나 답글을 통해 고객에게 특정 행동을 강요하는 모든 행위를 ‘리뷰 시스템의 악용’으로 간주하며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며 “악용 행위가 발견될 경우 이용약관 제21조 5항 및 제35조 1항에 따라 경고, 서비스 영구 이용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권리를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며, 모든 사용자가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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