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사실이라며 자질 미달…알권리 침해해선 안 돼"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임재훈 국민의힘 안양동안갑 국회의원 후보는 27일 '전당대회 돈봉투 수수 의혹'을 꺼내 들며 경쟁자인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저격했다.
임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 후보를 향해 "돈봉투 수수 의혹에 관한 진실을 밝히고, 사실이라면 즉각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임 후보가 언급한 의혹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후보로 나온 송영길 의원을 당선시키기 위해 민주당 관계자들이 현직 의원, 당직자들에게 현금을 살포한 일이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해당 의혹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민주당 의원 21명의 실명을 법정에서 공개했는데, 명단에는 민 후보의 이름도 포함됐다. 민 후보와 함께 명단에 이름을 올린 윤관석 의원은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임 후보는 해당 의혹에 연루된 의원들이 재판받거나 구속을 당하기도 한 만큼, 민 후보도 명확한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질책했다. 임 후보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도덕성, 청렴함이 결여된 국회의원으로서 자질 미달"이라면서 "안양시민을 무시하는 처사이자 후보에 대한 알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임 후보는 "의혹과 관련된 3명의 의원도 기소돼 조만간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라면서 "재판 결과와 향후 검찰 수사에 따라 명단에 포함된 의원들의 신변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만큼 유권자들의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 후보는 이날 민 후보의 배우자가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불법 당내경선으로 기소됐던 일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일로 대법원은 민 후보 배우자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조직국장에게 벌금 300만원을, 회계책임자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임 후보 "안양 시민들에게 사죄하긴커녕, 후보로 나선 것은 안양시민을 우롱하는 처사와 같다"면서 "많은 안양시민은 불법 경선으로 공천받아 국회의원을 한 사람에게 다시 단수로 공천을 준 민주당의 결정에 대해서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안양동안갑에는 임 후보와 민 후보가 '금배지'를 두고 다투고 있다.
1966년생인 임 후보는 민주당 총무국장, 국민의당 조직사무부총장을 역임했고 안철수 특보단장을 거쳤다. 이후 제20대 국회 비례 의원(국민의당)으로 등원해 김관영 원내대표 비서실장, 바른미래당 사무총장,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경쟁자인 민 후보는 1970년생으로 민변 대표변호사를 거쳐 제21대 총선 때 안양동안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민 후보는 민주당에서 조직사무부총장, 기본사회위원회 본부장, 원내대표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안양동안갑은 상대적으로 야당의 지지세가 강한 곳으로 분류된다. 선거구가 분리된 2004년 17대 총선부터 지금까지 5번의 선거를 치르는 동안 승리는 모두 민주당의 차지였다. 특히 국회부의장을 지낸 6선의 이석현 전 의원이 이곳에서 17~20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민주당 세는 더욱 강화됐다. 4년 전 치러진 총선에서도 민 후보는 55.0%의 득표율을 었었다. 당시 임호영 국민의힘 후보는 득표율 39.76%를 기록했다.
민 후보는 '일 잘하는 우리 동네 국회의원'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재선에 도전하고 있지만, 임 후보가 힘 있는 여당 국회의원이 돼 압도적인 속도로 안양을 발전시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이번 선거를 통해 안양동안갑의 정치 지형이 바뀔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