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NH 당기순이익 2022년 대비 대폭 증가
신한 '3000억 감소'...하나는 적자전환 수모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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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지난해 성적표를 받아 든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국내외 부동산 리스크로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의 실적이 크게 악화된 반면, 세일즈와 트레이딩 부문에서 선방한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호실적을 기록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증권사(NH·KB·신한·하나)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총액은 7530억원으로 2022년(1조407억원) 대비 28%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인데 그 중심에는 지난해 금융권 전반에 영향을 미쳤던 국내외 부동산 리스크가 있었다.

먼저, 신한투자증권의 2022년 당기순이익은 4123억원으로 4개 증권사 중 1위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1008억원을 기록하며 3000억원 넘게 줄어들었다. 신한투자증권 측은 "국내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위기 확산 영향으로 부동산 및 대체투자 시장이 위축되면서 부실자산 대손비용이 증가했다"며 "이로 인해 기타 영업부문의 실적이 2022년 대비 874%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의 경우 2022년 130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무려 4000억원이 넘게 감소하면서 영업손실 2890억원으로 연간 적자전환했다. 하나증권 역시 부동산PF 등을 담당하는 IB부문의 부진이 아쉬웠다. 지난해 IB부문의 당기순손실만 5669억원으로 2022년 378억원 대비 6000억원이 줄었다.

반면, NH투자증권과 KB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530억원, 388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2%, 99% 증가했다. 이들 역시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과 마찬가지로 IB부문의 성적은 아쉬웠지만 세일즈와 트레이딩 부문에서 호실적을 거둬 2022년에 비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자기자본 증가세 역시 대비됐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의 자기자본은 7조6134억원, 6조2960억원으로 2022년 대비 약 4000억원씩 증가했다. 반면, 신한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5조3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고 하나증권은 5조7000억원으로 오히려 1000억원이 줄었다. 2022년 자기자본이 5조8000억원 수준으로 비슷했던 KB증권과 하나증권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격차가 다소 벌어지게 됐다.

기업의 수익성을 알 수 있는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에서도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돋보였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의 ROE는 7.5%로 2022년 4.3%보다 증가했으며, KB증권 역시 지난해 6.1%로 전년 대비 3%포인트 가까이 늘어났다. 반면, 신한투자증권의 ROE는 지난해 1.87%로 2022년 7.91% 대비 급감했으며 하나증권은 -5.5%로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증시 호황으로 주식 거래가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의 수탁수수료 수익도 전반적으로 늘어났으나 하나증권만 소폭 감소했다. 하나증권의 지난해 위탁수수료 수익은 1510억원으로 전년 1569억원보다 줄었다.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KB증권으로 2022년 대비 22.9% 증가했으며, 신한투자증권이 17%, NH투자증권은 15.8% 늘어났다.

IB의 경우 지난해 전반적으로 시장이 둔화되면서 전반적으로 증권사들의 IB 수수료 수익 역시 감소했다. 4곳 중 NH투자증권이 2022년 대비 지난해 11.5% 감소에 그치며 선방한 반면, 하나증권은 같은 기간 45%가량 줄어 가장 감소 폭이 가장 컸다. KB증권은 17.4%, 신한투자증권은 26.3%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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